세인트영맨, 천황


내가 비록 일빠적 성향을 가지면서 살아오는건 사실이지만,

도리어 일본에 대해 알아갈수록 일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가지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더라.



만일, 일본에서 천황을 풍자한 내용을 만화로 내겠다고 한다면,

과연 그것이 단 1화분이라도 연재가 가능할까?

일본인들에게는 불교나 기독교는 그저 단순한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불교는 상당히 오랬동안 그들의 정신세계에 녹아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신불분리에 의해 형식적으로만 남았고,

또한 기독교는 서구의 문물로서 일본의 정체성
-(탈아입구를 지향하나 일본만의 특징을 설명하고자 하는 차이점)-과는 대비되는 상징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솔직히 박규태씨를 제외하면 한국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신도,신사 관련 서적을 낸 사람이 없던데...

내가 개인적인 취미로 일본의 신사를 작년부터 조사해 오면서 느낀 점은,

일본의 신도는 일본인의 정체성, 민족성, 국가성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었다는 것...

그들이 종교성이 미약하다는 것은 거짓말일 뿐이고,

그들에게는 무너뜨릴 수 없는 민족주의적 상징이기도 한 신도라는 종교가 저변에 있고,

신도라는 종교의 정점은 천황이라는 것.

마치 영국 성공회 수장이 영국 국왕인 것처럼... (영국과 일본의 유사점을 찾는 시도는 이미 많았으니 생략.)



오타쿠, 덕후들은... 일본은 기독교를 마음대로 우스개로 만들 수 있는 풍토가 있다면서 부러워하는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그보다 높은 자리를 천황과 신도 신앙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일본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듯이... 금기가 확실하고 암묵적이면서 무서운 나라이다.

그것도 모르면서 무작정 하앍대는 일빠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감정이 먼저 들곤 한다.

상당수 덕후들은 더캐니즘 같은 무지몽매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다.



생각해 보라.

한국에서 환빠들이 국가종교를 장악하고 단군신사들을 세운다고 말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신궁도 있었다.)

빗나간 성장정책 위주의 기독교인들이 히키코모리 오덕후들을 귀찮게 구는 것은 애교일 지도 모른다.

모두가 천황의 만세일계를 인정하고, 설령 믿지 않더라도 비공식적으로도 까기 어려운 사회.

그런 사회가 과연 지금의 한국 사회보다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부러워할 대상이란 말인가.

솔직히 오타쿠들이 자신들을 귀찮게 하는 기독교를 까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일본을 떠올린다면 그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세인트영맨 국내정발이 안된다고 너무 서운해하지는 말아라.

어차피 대부분의 덕후들이 스캔본으로 쳐보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정발이 안 되면 계속 스캔본으로 볼 수 있을테니 돈도 안 들고 얼마나 좋으냐.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천황신앙을 흔들지만 않으면 수용이 가능한 다양성을 갖춘 선진국민이다.

그러니 확실히 일본은 한국보다 우월한 나라인 것은 인정한다.

확실히 동양인이라면 예수보다는 천황을 믿어야죠. 동아시아연방 만세!

끝.



※참고로 서양인들은 2차대전 일본 수뇌로 히로히토를 떠올릴 때가 많음.

그래서 2차대전 관련 풍자에는 히로히토가 등장할 때가 많고, 일본인들은 그 풍자가 충격인 듯함.

그리고 잊지 못하고 서양의 예수를 까면서 자위를 하는 것일지도 모름.

불행히도 상당수 유럽인들은 이미 기독교를 버린지 오래되었지만.

일본인들은 우월하니 스스로의 정체성을 쉽게 포기할리 없지.

그리고 한국의 오타쿠들은 춍들의 개조를 위해서라도 일본을 지지해야 마땅하다.

by 지오-나디르 | 2009/11/01 04:39 | 취미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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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ㅇㅇ at 2009/11/01 08:53
동감입니다.
Commented by 키난다 at 2009/11/01 09:15
http://www.yes24.com/24/goods/2693351

그럼 이건 일본 만화가 아니라 양키 만화냐? 드립 좀 쩌는듯......
Commented by hulin at 2009/11/01 09:48
저 작가분 일본에서 저거 때문에 개털리고 뒤질랜드로 이민 간 건 아심?
Commented by Vicious at 2009/11/01 13:05
맛의 달인 작가의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이주는 자녀교육때문임.
http://kariyatetsu.com/kosodate/7.php
모르면 깝치지 말자.
Commented by 지오-나디르 at 2009/11/01 17:08
일본 상대로 밥벌이하는 20년 호주인보다는,

그의 만화를 출판해준 출판사(강담사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말이 되지 않을까요?

사실 저 책도 천황제 비판이지 천황을 게이처럼 그려서 무하마드와 동거시키는 식의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Commented by Noname at 2009/11/02 10:27
[나라가 불탄다]가 연재 중간에 외압으로 하차한 사건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진정 자유로운 것은 3S밖에 없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Commented by 카구츠치 at 2009/11/01 11:14
맥선생 때 양키천황으로 바뀌었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말이죠.
Commented by 파프론 at 2009/11/01 12:38
동감입니다2
일본에서 기독교세력따윈 한없이 0에 수렴하죠.
Commented by 카오스 at 2009/11/01 13:09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일본에서 친한에 '극우 반대 운동'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 기독교입니다.
그들은 잘 안알려져 있을 뿐. 의외로 세력 있음. 전후 한국에서는 봉사활동 하는 일본 목사들이 많이 있었죠.
Commented by ㅍㅋ at 2009/11/01 15:21
일본에 소위 양심있는 사람들이 기독교라니 이제부터 나 그 사람들 싫어할래
Commented by Noname at 2009/11/02 10:21
위악떠는 마무리 부분 빼고는 대체로 동의한다만, 신도와 천황제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알다시피 천황이란 궁에 틀어박혀서 얼굴마담이나 하는 무기력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는데, 메이지 유신때 개혁(선진화)라는 명목으로 권력의 중심으로 추대되지 않았나. 그러면서 법제는 독일, 문화는 프랑스, 사회구조는 영국에서 따왔는데, 특히 천황이 권력의 핵으로 추대된 데에는 영국을 벤치마킹한 것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유신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어디까지나 봉건사회였고 사무라이의 충성이란 어디까지나 쇼군을 향한 것이었지. 그것을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일부러 중앙집권화를 시켜놓아 지금처럼 "천황=신"으로 바꿔놓은 것이니, 현재 일본의 천황 중심주의는 본연의 전통이 살아있는 거라기 보다는 사실상 영국 입헌군주제의 카피캣+내셔널리즘+샤머니즘의 잡탕밥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쟤들의 천황제는 전통의 수호라기보다는 정신의 답보에 가깝지.

솔직히 난 그래도 딴에는 민주국가라는 동네가 여태 저러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 자기네가 편하다면야 딱히 딴지 걸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위악으로라도 정체성 운운하며 띄워줄만한 가치가 없는 문화라고 본다.
Commented by 지오-나디르 at 2009/11/02 13:55
내가 좀 심사가 뒤틀릴 때마다 이런 글을 쓰다보니 좀 똘끼있는 결말을 내게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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